cwalog의 시작
나는 건축학과를 나왔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설계를 할 줄 알았다. 직장생활은 설계사무소에서 시작했지만, 새로운 일이 주어질 때마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설계가 아니라 기획을 하고 있었다.
물리적인 공간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어서, 외주 개발사를 통해 시스템을 개발해야 했고,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담당했다. 회사에서는 회사 내 인력이 개발을 배우기를 바랐지만, 나는 계속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회사를 나와 건축 대학원을 갔다.
졸업하고 나서는 개별 건축물보다 영향력의 범위가 큰 부동산을 공부해보고 싶어서 인공지능으로 부동산의 개발 수익성 평가를 하는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R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웠다. 5일 정도 사수로부터 언어의 기초를 배우고, 바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당연히 개발 속도가 매우 더뎠지만, 그래도 즐겁게 일했다. 바로 바로 결과물이 나오고, 실제 서비스에 반영이 되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금'이라는 가시적인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돈을 버는 기획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돈을 잘 벌고 있는 앱 서비스 개발회사에 들어갔다. 기술보다는 전략과 경영이 탁월한 회사였다. 잘 모르는 사람들, 잘 모르는 분야의 일을 하다보니 힘이 많이 들었다. 나름으로는 열심히 일했지만 역시 그 정도로는 부족했는지, 기획보다는 기술을 배워서 프런트엔드 개발자가 되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건축과 기획, 기술의 사이에서 계속 일하면서도 개발자가 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피하기 어렵다면, 제대로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 나와 개발이 좋은 사이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회사에서 다른 개발자 분들의 조언을 받아 공부한 내용을 다음 포스팅인 6월까지의 공부에서 간단히 다루고, 현재 공부하고 있는 내용들을 다루겠다.